차 이수

2022. 1. 3.PROFILE

" 적당히 하자. "

차 이수

28Y 182cm 64kg

 

키가 꽤 큰 탓인지 기본적으로 사람을 약간 내려다보는 눈에서는 어쩐지 거만함이 아닌 무심함이 비쳤다. 눈은 사람을 투영하는 창이라고 했던가, 아마도 그가 타인에 대해 가지는 생각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그가 금방이라도 떠날 사람인 것처럼 보이는 것은 추운 겨울인데도 답답한 것이 싫다며 가벼운 옷들을 걸치고 다녀서 그런 것만은 아니리라. 그는 제 성정에 꼭 맞게 금세 휘발되는 향수를 뿌리고 다녔는데, 밖에서는 그 향이 바람에 죄 날아가버려 맡기 힘들때가 많았다. 다만 본부에 머물 때의 그에게서는 늘 물 향기에 섞여 젖은 장미덩굴의 향¹이 났다.

혈색이 비치는 밀색의 피부는 희다기보다는 잡티 없이 깔끔했다. 채도 낮은 더티블론드의 얇은 머리칼과 군청색을 물에 풀어낸 것 같은 빛깔의 눈색을 가지고 있다. 종종 염색을 하는 건지 머리색이 얼룩덜룩할 때가 있지만, 파마는 오래 걸리는 것이 귀찮다며 좀처럼 하지 않아 가닥가닥이 늘 곧은 모양새를 유지하고 있다. 적당히 목 위, 눈썹 즈음에서 잘려 단정한 머리칼은 주로 가볍게 뒤로 넘겨 앞머리를 띄웠다. 눈매는 처진 모양인데도 그가 늘상 짓는 무표정 탓인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강아지와 같은 생김새와는 거리가 멀었다. 사람들보다 가벼운 밀도의 남자는 쉬이 군중 위를 배회했고, 섞여들려 휘젓지 않고서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의 미묘한 거리감을 유지했다. 

 

¹그는 무향의 바디워시와 샴푸를 쓰는 대신 향수를 뿌렸는데, 주로 딥티크의 롬브르 단 로를 사용했다.



무심한, 낯가림, 가벼운, 하루살이

상대에게 관심을 갖는 일이 적은데, 어느 정도냐 하면 제 동기들의 얼굴도 제대로 기억하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때문에 상대를 부르는 호칭은 이봐, 거기, 어이, 너 같이 이름이 아닌 것들 중에서도 정감이 가지 않는 것들 뿐이다. 더해, 기본적으로 사회성이 부족해서인지 사람과 지나치게 친해지는 것을 꺼렸다. 사람을 대하는 걸 어려워하는 것도 있었지만 원래 사람을 쉽게 좋아하는 성격이다보니 오히려 상대와 멀어졌을 때 벌어지는 상황을 더 견디기 어려워하는 것 같았다. 잃을 것이 두려워 시작도 않는 모습은 미련해 보이기도 했다. 아마 누군가를 잃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의 표정에서 삶의 족적을 읽을 수 있을 지도 몰랐다. 여하간 그는 사람과의 관계에 무게를 두지 않고, 제 곁의 사람들도 그저 모두 한때 인연일 뿐, 금세 스쳐 지나갈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깊은 얘기를 한다면 들을지언정 제 입에서 뱉어내는 일은 없었다. 공포, 나약함의 공유는 사람을 무르게 만들기 십상이었고 그건 깊은 관계에 빠지는 지름길이었다. 습관이라 하지만,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특성이기도 했다.

무심함과 겹쳐져 그닥 티가 나지는 않았지만 낯을 꽤 가리는 편이었다. 나름대로 그러지 않으려고 꽤 애쓰는 것도 같지만, 아직 어린 나이 탓인지 먼저 상대에게 다가가는 게 몹시 어려웠다.

그는 기회주의자에 가까운 사람이었으며, 인간관계 외의 다른 면에서는 꽤 대담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어차피 모든 것에 무게를 두지 않았다. 그저 재미있으면 그만이었다. 제 안위에 꽤나 위협이 될만한 일들조차도 흥미가 있다면 망설이지 않고 뛰어들었다.

ETC

그의 방 안에는 유달리 특별한 것이 없다. 그가 항상 들고 다니는 것이라고 해 봐야 은색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프로, 이어팟과 에어팟(어째서인지 꼭 둘 다 들고 다녔다.), 그리고 붉은 빛의 클래식 기타가 전부였다. 옷도 그때그때 적당히 눈에 띄지 않고 가벼운 것으로 사 입는 일이 많았다. 그가 머문 방에 남는 흔적이라고는, 기껏해봐야 술병 몇 개가 나뒹구는 것 뿐이었다.

시력이 좋지 않아 22세에 라섹을 하기 전까지 정말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지금은 그럭저럭 앞은 보인다. 다만 안경은 허구헌 날 잃어버리는 탓에 잘 쓰고 다니지 않는다. 곡을 쓸 때나 중요한 일을 할 때 검은 금속 테 안경을 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집안은 꽤 여유가 있는 편이지만 부모님께 의지하기를 극도로 싫어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인다. 연락이라고 해 봐야 두어 달에 한번 전화를 주고 받는 것이 전부였다.



RELATIONSHIP

민 도준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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